최고관리자 | January 27, 2015 | view 1,578
2014 | 몸에 새겨진 고통과 쾌락의 기호- 이선영(미술평론) 
몸에 새겨진 고통과 쾌락의 기호
 
이선영 | 미술평론
 
장지아의 작품은 강렬하지만 억지스럽지 않고, 예술적 승화에 연연하지 않지만 그가 구사하는 언어는 정교하다. 유기체 특유의 항상성을 죽어서도 유지하면서 그 표면에 이미지를 새기는 것에 강한 저항을 보여주는 가죽, 피나 피 같은 붉은 색을 칠한 것이 아니라 피 자체를 머금고 있는 것 같은 기이한 사물들, 이국의 벼룩시장에서 발견한 물건에 색다른 사물의 질서를 부여한 언어적 상상력 등이 그러하다. 필자가 작가를 접해 본 경험으로 보자면, 장지아의 작품의 세기는 유별난 엽기 취향이 아니라, 인간적 천진함과 작업에 대한 집요한 성실성에서 오는 것 같다. 천진함과 성실함이 결합되면 두려울 게 없다. 요컨대 앞뒤를 계산하지 않고 끝까지 가보려는 맹목적 자세는 자신도 모르게 금기들에 접근하게 한다.
장지아의 전시들의 부산물이었던 선정성은 금기와 그 위반의 게임과 관련된다. 여기에서 몸은 금기의 한 가운데에 있다. 몸은 정상과 이상이 판별되는 가장 근본적인 경계이다. 몸이라는 가장 민감한 경계의 위반은 자잘한 상처로부터 죽음에 이르는 진폭을 가진다. 그러나 어떤 한계를 돌파하는 것은 고통과 죽음 뿐 아니라, 열락과 초월도 가져온다. 그것은 비천함과 숭고를 오고간다. 금기를 위반하는 폭력을 성스러움으로 간주하는 위반의 철학자들은 예술을 종교의 후예로 자리매김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금기와 그 위반이라는 사건이 어둡고 쇠락한 기운으로만 가득하다면 우리는 그것에 그렇게 매혹되지 않을 것이다. 금기라는 한계를 넘어 절대를 향해 질주하려는 본능은 그 분출구를 찾는데, 장지아의 작품에 꾸준히 등장해 온 몸은 그 전쟁터가 된다. 가죽과 피, 그리고 금속 용구 같은 소재가 등장하는 이번 전시에서 몸은 부재하면서도 현존한다. 날카로운 금속은 내장과 살을 보호하는 피부를 뚫고 붉은 체액을 바깥으로 유출시킬 것이다. 화공약품과 살지지는 냄새를 맡으면서 가죽위에 인두질 드로잉을 하는 행위, 도대체 저것들로 무슨 수술을 했을까 싶은 야릇한 금속 도구들은 유기체의 고통과 죽음을 연상시키지만, 그 결과물은 시각적 쾌감을 주는 예술작품이자 치유이다. 금속과 살의 접합은 사도매저키즘같은 일탈적인 성적 관행에서, 일상적으로는 피어싱이나 문신 같은 하위문화의 장식에서 유희적, 쾌락적으로 등장한다. 장지아의 작품에서 고통과 쾌락이 교차하는 지점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누군가의 고통은 누군가의 쾌락이다.
소한마리의 가죽이 통째로 등장하는 작품 위에 새겨진 것은 한 무리의 젊은 작가들이 중국 오지를 돌아다니는 한가로운 풍경이다. 예술작품을 비롯한 인간의 어떤 필요를 위해 벗겨진 피부 위에는 이국적 문화와 자연을 즐기는 인간들이 그림지도처럼 새겨져 있다. 작가는 중국의 운남 지역에서 고택의 처마 밑에 살 껍질을 벗겨진 채 통째로 매달린 인체 크기의 고깃덩어리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보존된 이 단백질 공급원은 가축의 도살이나 가공이 금지된 곳에서 행해지는 현대적 방식과는 낯설다. 고즈녘한 동양적 풍경과 중첩된 거대한 고깃덩어리는 은폐된 삶의 진실을 불현 듯 드러낸다. 삶을 위해 희생된 유기체의 고통은 작업의 고통으로 이어진다. 큰 작품의 경우 인두로 한땀한땀 수를 놓듯이 하루 10시간 넘게 꼬박 3개월을 바쳤다. 부담 없는 드로잉 같지만, 거의 조각에 가까운 작업이다. 살타는 냄새가 진동하는 인두질 작업은 울룩불룩 우는 가죽만큼이나 작가의 손발을 오그라들게 했을 것이다. 작업 과정은 그 자체로 고통스러운 각인의 방식을 연상시킨다. 그것은 기억과 고통의 인과 관계를 다룬다.....타자의 희생이 암시된 의례적 요소, 그것이 암시하는 폭력과 성스러움, 고통과 쾌락의 동시적인 분출은 초창기 작품부터 지금까지 면면히 흐른다.
다른 가죽 작업에는 피눈물을 흘리는 자화상, 가혹한 예술노동에 시달렸을 손, 누군가의 섭식의 대상이 된 유기체, ‘죽지 않고 살아남기에 대한 작가 나름의 해법과 강령, 해골끼리 혀를 교환하는 장면 등이 보인다. 이미지들은 마치 꿈이나 무의식처럼 뚜렷한 인과관계 없이 띄엄띄엄 새겨져 있지만, 그것들은 재료의 강한 저항을 이겨낸 가혹한 산물이며 그 모두 인간의 삶을 울고 웃게 하는 사랑, 죽음, 광기, 예술, 욕망과 밀접한 도상이다. 그것들은 살과 피를 연상시키는 재료와 하나가 된다. 그러나 장지아는 이러한 비합리적이고 무거운 주제를 그만의 방식으로 경감시킨다. 작가는 가벼움에서 무거움을, 무거움에서 가벼움을 길어 올린다. [아름다운 도구 시리즈 2]는 북경의 벼룩 시장에서 발견한 물건이다. 기능적 물건에 새겨진 장식은 유물 같은 면모를 드러낸다. 외과용 수술 도구에 작가가 멋대로 붙인 해설은 수상쩍은 치료보다는 고문에 방점이 찍혀있다. 그것은 2011‘I confess’ 전에 나온 가학피학적인 도구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소한마리를 도축하여 받은 피로 거칠게 만든 벽돌이나 아이가 대충 만든 듯한 어수룩한 사물들은 바로 이렇게 생긴 작품을 만들기 위한 그 모든 피비린내 나는 노력을 가벼운 농담처럼 만든다.
 
 
The Signs of Pain and Pleasure Imprinted in the Body
 
Sun-young Lee | Art Critic
 
CHANG’s works are intense, yet not stubborn. They concern little with artistic sublimation, yet her creative language is quite elaborate: the animal skin seems to continue to maintain such homeostasis unique to organisms even in death and its surface harbors strong antagonism against being inscribed with some images; bizarre objects that seem to be wet with blood itself, not be painted with blood or bloody red pigments; her linguistic imagination through which artifacts found at flea markets in foreign countries are endowed with unfamiliar orders. According to my experience with the artist’s personality, the intensity of CHANG’s art seems to originate not from some peculiar abject taste but from her innocent mind and tenacious devotion to her artistic work. Nothing beats the marriage between innocence and sincerity. In short, a blind attitude to go all the way without reflecting on the circumstances tends to arrive at the door of taboos.    
     
The element of provocativeness, which had been the byproduct of CHANG’s exhibitions, is related to the game of violating taboos. Here the body is in the crux of the taboo. The body is the most fundamental boundary that demarcates the line between normal and abnormal. The breaking of the most sensitive boundary of the body results in a broad spectrum of outcomes from a minor trivial injury to death. But breaking through a certain limitation brings about not only pain and death but ecstasy and transcendence as well. It fluctuates between lowliness and sublimity. The philosophers of violation, who regard taboos and the violence of violating them as sacred, do not hesitate to establish art as the offspring of religion. But if taboos and the incidents of breaking them are thought as only dark and dreary entities, one is unlikely to be fascinated by them. The instinct to transcend the limitations of taboos to seek after the absolute finds its outlet, and the body, which has constantly appeared in the work of CHANG becomes its battleground. In this exhibition where the works use the materials such as leather, blood and metal equipments, the body is both absent and present. Sharp metal objects will penetrate the skin, which protect internal organs and flesh, to discharge red bodily fluids. One is reminded of the pain and death of an organism by the act of drawing on the surface of leather with a hot iron while being exposed to the stenches of chemicals and burning flesh and by the unfamiliar metal apparatuses of which one can only wonder what operations require them. Nevertheless, the outcomes are artworks of visual pleasure and have healing effects. The combination of metal and flesh is suggestive of playfulness and hedonism in the deviant sexual practices such as sadomasochism and in such subcultural practices as piercing and tattooing. There are a considerable number of points where pain and pleasure cross each other in CHANG’s work. “one’s pain is another’s pleasure.”
 
What are shown in another leather work of CHANG in this show are a self-portrait shedding tears of blood, hands on which severe artistic labor inflicted, an organism that have become someone’s food, the artist’s own solutions and doctrines of ‘surviving the death’, and a scene where skeletons are tongue kissing. These images seem to show no distinct connection among them as if in dreams or unconscious minds. Yet they are the products of brutality that have conquered the obstinate resistance of the material and function as icons intimately related to love, death, madness, art and desire, all of which determine one’s joy and sadness. They have become one with the material, which reminds one of flesh and blood. Yet CHANG lightens up these irrational and heavy subjects in her own ways. The artist extracts the heavy from the light and vice versa. Series from the Beautiful Instruments consists of objects that the artist found at a flea market in Beijing. The ornamental designs of those practical objects give them the appearance of relics. The artist’s random comments about surgical equipments are more focused on the act of torturing than some sort of suspicious surgical operations. The work is in the same context of the sadomasochistic tools shown at I Confess in 2011. The slipshodness of the bricks for which the blood of a slaughtered cow is used and the sloppiness of the objects to the extent that they look as if a child made them, eradicate the seriousness that can be plausibly associated with all the bloody endeavors that the artist carried out for the very production of those crude artifac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