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관리자 | February 17, 2014 | view 5,329
2002 l 나비센타ㅣ 장지아 작가론 
장지아작가론

장지아의 작업은 세상을 향해 있다. 그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익숙하다고 여겨지는 일상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모든 것들, 일상적이고 절대적인 가치를 장지아는 거부한다.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권력에 의해 통제되어온 우리의 삶에 대한 진지하고 날카로운 성찰이 장지아의 작업에서 엿보인다. 미디어를 지배한 권력이 다수의 사람들을 컨트롤하는 과정을 작품을 통해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절대적으로 주어진 가치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킨다. 이 때문에 그녀가 만들어가는 작품 속의 세계는 보다 솔직하게 세상과 닿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불안하고 낯설게 느껴진다. 예술이 견고한 현실의 벽 사이에, 현실과는 다른 시각으로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새로운 대안을 보여주는데 목적이 있다고 본다면, 장지아가 보여준 일련의 작업들은 이러한 연속선을 충실히 이어가며 전개되고 있다. 그의 작업은 현실을 비틀고 조롱하면서 전복을 꿈꾼다. 장지아의 작업이 세상의 모든 견고한 것들에 화살을 겨누고 있지만, 그 공격은 과격하거나 불순하지 않고 오히려 현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바탕으로 하여 순수하고 열정적이다. 그녀가 가진 현실에 대한 조롱과 동시에 무한한 애정, 이 양가적 감정은 [원더풀 행복 보험(Wonderful Happiness Insurance)]에서 구체화되어 나타난다.
‘원더풀 행복 보험’은 2002년 4월 일주아트하우스에서 있었던 장지아의 두 번째 개인전 제목이며, 당시 출품했던 작품의 제목이기도 하다. 보험 회사라는 특수한 장소에 위치한 전시공간의 상징성을 은유적으로 비틀어 개념화한 이 전시에서 장지아는 현대 사회에서 요구되는 자본의 가치와 일상의 양면성을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풍자해냈다. 더 많이 불행할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되는 보험의 규칙이 만들어 내는 이 역설적인 인과관계는 미래의 안정된 삶을 보장한다는 ‘보험’이라는 제도-나아가 다양한 분야의 사회 제도-가 보여주는 허위성을 보여준다. 자전거 페달을 세게 밟아 더 많은 고통을 동반할수록 더 많은 상금을 받게 되는 게임 형식의 이 작품은 과대망상적 희망과 과장된 밝음으로 인해 우리 삶에 강요되고 있는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 -신용카드 광고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완벽하게 아름답고 잘 가꾸어진 행복한 삶-를 보여준다.
제도와 시스템의 허구를 파헤치기 위해 현실의 이중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지극히 전략적이다. 이 점은 그가 주로 사용하는 매체-비디오와도 관련이 깊다. 현실과 시·지각의 경험이 일치함으로써 새로운 감성보다는 기존의 헤게모니에 좌우되는 비디오 매체의 현실 밀착적인 특성상, 비디오 아트는 회화나 조각 등 전통적인 예술과 달리 현실에 바탕을 둔 강력한 발언을 염두에 둔다. 장지아는 이 같은 비디오 아트의 현실성을 이용해 그 안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가, 익숙한 그 곳에 매우 낯선 풍경을 만들어 낸다.
지난 2002년 5월 장지아-구동희-케이트 허스 3인의 싱글채널 비디오 전시, ‘불온한 경계’전에서 선보인바 있는 [약물을 통한 신체오감의 이상변화]는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일방향적인 편견에 대한 저항이다.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병실에서 의사는 한 여성(작가)에게 약물을 투여하고, 5분 단위로 신체 반응을 체크한다. 약물을 먹은 여성은 무기력하게 누워있다가도 갑자기 일어나 춤을 추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고, 지극히 정상으로 보이는 의사는 이 반응을 무덤덤하게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비디오를 보는 관객 역시 그러한 의사의 이성적인 시각에 동참한다. 그러나 13분 남짓의 이 비디오의 마지막 부분에 가면, 제도와 시스템에 의해 조작된 우리의 선입견이 얼마나 진실을 왜곡하여 받아들였는지 깨닫게 된다. 
인터넷 성인 사이트에서 소스를 가져온 [I'm sixteen]은 장지아의 자유로운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경괘하고 가벼운 작업이다. 카마수트라의 애니메이션 판으로 보이는 이 작품에서 성(性)이라는 음성적인 영역은 밝은 음악과 함께 매우 자연스럽고 일상적으로 보여진다. 갖가지 성애 장면이 되풀이 되며“생애에 감성과 현실이 가장 극렬히 충돌하는 시기”인 열 여섯 살의 자기 독백이 이어진다. 지금, 여기의 숨막힘과는 다른 세상을 꿈꾸는 열 여섯의 일탈은 성적 판타지로 나타나고, 이는 정상적인 사회, 하나의 틀을 강요하는 시스템에 대한 또 다른 저항이다. 
인간과 인간, 관계와 관계가 만들어 내는 ‘사회’에 대한 섬세한 관심, 그리고 그 시각을 독창적인 작품으로 이끌어내는 장지아의 작가적 행보는 신선하고 독특하다. 개인의 일상적인 삶이 제도와 사회의 이름으로 규제되고 왜곡되는 ‘비정상’적인 현실, 이 삶의 이중적인 모순과 작가 장지아는 힘겨운 줄다리기를 즐기고 있다. 장지아의 모든 비디오, 설치 작업의 스틸 컷은 그녀의 홈페이지 에서 볼 수 있다.
 
원더풀 행복 보험 (Wonderful Happiness Insurance)
제작년도 2002
작업분야 Video Installation 
작품개요 
원더풀 행복 보험’은 2002년 4월 일주아트하우스에서 있었던 장지아의 두 번째 개인전 제목이며, 당시 출품했던 작품의 제목이기도 하다. 보험 회사라는 특수한 장소에 위치한 전시공간의 상징성을 은유적으로 비틀어 개념화한 이 전시에서 장지아는 현대 사회에서 요구되는 자본의 가치와 일상의 양면성을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풍자해냈다. 더 많이 불행할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되는 보험의 규칙이 만들어 내는 이 역설적인 인과관계는 미래의 안정된 삶을 보장한다는 ‘보험’이라는 제도-나아가 다양한 분야의 사회 제도-가 보여주는 허위성을 보여준다. 자전거 페달을 세게 밟아 더 많은 고통을 동반할수록 더 많은 상금을 받게 되는 게임 형식의 이 작품은 과대망상적 희망과 과장된 밝음으로 인해 우리 삶에 강요되고 있는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 -신용카드 광고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완벽하게 아름답고 잘 가꾸어진 행복한 삶-를 보여준다.
제도와 시스템의 허구를 파헤치기 위해 현실의 이중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지극히 전략적이다. 이 점은 그가 주로 사용하는 매체-비디오와도 관련이 깊다. 현실과 시·지각의 경험이 일치함으로써 새로운 감성보다는 기존의 헤게모니에 좌우되는 비디오 매체의 현실 밀착적인 특성상, 비디오 아트는 회화나 조각 등 전통적인 예술과 달리 현실에 바탕을 둔 강력한 발언을 염두에 둔다. 장지아는 이 같은 비디오 아트의 현실성을 이용해 그 안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가, 익숙한 그 곳에 매우 낯선 풍경을 만들어 낸다.